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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장애인 이야기-남경욱]“가난한 자들의 사랑” 영화 <내 사랑 내 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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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기간 (사업내용 개발 후 작업 예정)
등록일 2020-08-05 오후 8:07:41

"가난한 자들의 사랑" <내 사랑 내 곁에>

 

 

남 경 욱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 연구교수

 

 

 

영화 내사랑 내곁에 포스터 이미지

 

 

 

 

 

2009년 국내흥행에 성공했던 영화 <내 사랑 내 곁에>를 만나 보았다. 희귀질환인 루게릭병 환자를 소재로 다루었다는 점과 주연배우 김명민씨가 20kg을 감량하고 연기한 것으로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루게릭(Lou Gehrig)이란 신체의 운동신경세포가 사멸하여 종국에는 호흡근 마비로 사망하게 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이 병으로 사망한 미국 메이저리그의 유명 야구선수 이름에서 병명이 유래했다. ‘그래도 현실이 아닌 영화니까 혹시 기적을 보여 주려나’, 아니면 ‘죽음이 갈라놓을 때까지 눈물 짜내는 그런 류의 영화인가?’, 나름 몇 가지 시나리오를 상상하면서 영화 속으로 들어갔다.

 

이야기는 주인공 종우가 아버지의 장례 준비를 위해 지수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어릴 적 한 동네에 살았던 인연으로 두 사람은 마치 재회한 오누이처럼 급속도로 호감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서로를 향해 나아가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종우는 2년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상태였고, 지수는 시신을 만져야 하는 자신의 직업 탓에 두 번의 이혼을 겪은 후였다. 종우는 그런 지수의 손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손이라고 말해주었고, 지수는 그런 종우가 좋았다. 그 다음은 영화를 직접 보시길 권한다.

 

결국 영화는 극 중 무허가 침구사(침과 뜸으로 치료를 하는 직업인)가 말했던 ‘미라클’을 끝내 보여주지 않았다. 대개 우리네 삶이 그런 것처럼 그저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힘겹고 가슴 아픈 일들로 가득채웠다. 그들의 사랑을 빼고 얘기한다면 말이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사랑받는 걸 싫어할 사람은 없겠지만 더 근사한 무엇 혹은 누군가가 나타나면 기존에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을 버리는 일이 다반사인게 현실이다. 그렇기에 필자는 종우와 지수가 <봄날은 간다>의 상우와 은수에 비해 훨씬 열악한 상황에 쳐해 있음에도 ‘어떻게 그 사랑이 변하지 않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심령이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성경말씀에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으리라. 사실, 종우와 지수는 다른 대안을 찾기에는 너무 ‘가난하고 애통한’ 처지에 놓여있었다. 상우와 은수처럼 건강하지도, 폼 나는 직업이 있는 것도 아니다. 마땅히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자신이기에 처지가 비슷한 상대가 눈에 들어왔을 수 있다. 오해는 마시라, 그들의 사랑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처지가 기회와 위로의 통로가 될 수도 있음을 얘기하는 것이다. 종우는 휠체어에 앉아 “내 곁에 있어줄래?”라고 용기를 냈고, 자신에게 손길을 내미는 상대에게 지수는 “사랑은 다 불사르는 거야”라며 설레는 마음을 표시했다. 종우의 병세가 악화되어 정신적 이상을 보일 때도 지수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지 않았다. ‘내 곁에 있는 내 사랑’에 최선을 다했다.

 

현재 소유하고 있는 것을 감당하기도 벅찬 상황에서 갖고 싶은 그리고 가져야하는 것은 자꾸만 더 많아지는 이 시대, 우리에게 진실로 결핍된 것은 바로 가난하고 애통한 자가 받을 수 있다는 복과 위로라는 생각이 든다. 머리는 항상 뜨거운데 가슴이 뜨거웠던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사람냄새를 맡아본 것은 또 언제였던가? 차 한 잔으로 머리를 식히면서 지금 두 손에 쥐고 있는 것들 중 없어도 될 만한 것들을 내려놓아 보자. 적어도 진실한 사랑을 잡을 수 있는 손 하나는 남지 않을까 싶다. 얼마 안가서 그 손을 잡아 줄 한 사람이 당신 곁에 서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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