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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장애인 이야기-남경욱]우주의 비밀을 쫓는 자의 인생 이야기 "사랑에 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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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8-05 오후 8:17:46

우주의 비밀을 쫓는 자의 인생 이야기

[사랑에 대한 모든 것]

 

 

남 경 욱 박사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 강사)

 

 

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것 중 한 장면

 

 

 

간만에 여유시간이 생겨 평소 읽고 싶었던 책 몇 권을 집어 들었다. 그 중에는 일반인들을 위한 교양과학 서적도 있었는데, 그 안에는 필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특히, 신문이나 책에서 접해 본 적은 있어도 이해가 전무했던 복잡계 이론, 양자물리학, 카오스 이론 등 그 어렵다는 물리학 이론들이 어떻게 현대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속에 숨어 있는지를 설명해주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고등학교 재학 때부터 소위 ‘수포자’인 동시에 ‘과포자’였던 필자의 입에서 ‘내가 세상을 참 모르고 살았구나!’라는 탄식이 절로 흘러 나왔다.

 


그 책 속에는 자연스럽게 현대의 물리학자들이 다수 거명되었지만 대부분 처음 들어 본 학자들이었다. 사실, 현재 살아있는 물리학자들 중 알고 있는 이름을 대라면 두 명 이상 댈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빠지지 않는 한 사람이 있긴 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물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이다. 2014년 개봉한 영화 『The Theory of Everything(국내 제목: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호킹 박사의 첫 번째 부인으로 30여 년을 박사와 함께 했던 제인 호킹 여사의 회고록 『Travelling to Infinity: My Life with Stephen(무한으로의 여행: 스티븐과의 삶)』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호킹 박사는 워낙에 세계적인 유명인사이고 장애극복의 아이콘과 같은 분이라 그에 대한 자료는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호킹 박사와 제인 여사의 연애시절부터 시작해 이혼하게 되는 과정까지를 과장이나 미화 없이 담담하게 그렸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호킹 박사를 인간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주었다.

 


영화 속에는 호킹 박사의 학술적인 업적에 대한 얘기가 나오긴 하지만 그건 접어두자. 어차피 들어도 이해가 안 되니까. 그 대신 과학 문외한인 필자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던 장면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제인이 무신론자인 호킹에게 물리학자들이 숭배하는 건 뭐냐고 묻자 이렇게 답한다.

 

 

“우주의 만물을 설명하는 하나의 통합된 방정식을 숭배하지. 그게 뭔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지만 나도 그걸 알아내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어.”

 

 

영화의 원 제목은 바로 여기서 따 온 것이다. 세상을 담아낼 수 있는 방정식을 달리 표현하면 우주의 비밀을 풀겠다는 말 아닌가? 그런 건 신의 영역이라 믿고 들여다 볼 생각조차 않고 살았는데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그저 천재들의 이야기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지만 세상 한 구석에는 이런 꿈을 갖고 세상을 살고 있는 청년이 있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 들었고 필자 자신이 초라해지는 걸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큰 꿈의 소유자가 호킹 박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350여 년 간 어느 수학자도 풀지 못했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푼 앤드류 와일즈는 10세 때 동네 도서관에서 접한 그 문제를 자신의 목표이자 꿈으로 삼아 해결해냈고, 러시아의 천재 수학자이자 기인으로 알려진 그레고리 페렐만은 세계 수학의 7대 난제 중 하나인 푸앙카레 추측을 증명한 후 쏟아지는 모든 특권을 뒤로한 채 지금도 우주의 비밀을 쫓고 있는 중이다.    

 


누구나 어릴 적에 큰 꿈을 꿀 수는 있지만 그런 큰 꿈을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 쫓을 수 있는 사람은 물론 극소수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런 이들의 선두그룹에 서 있는 호킹 박사라 할지라도 자신이 가진 장애는 말할 것도 없고 사랑과 결혼 같은 인생의 비밀은 풀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특히 두 번째 아내로부터 폭행당했다는 언론의 보도가 나왔을 때는 안쓰럽기까지 했다. 그래서일까? 비록 일반인들은 호킹 박사만큼 큰 꿈도 그에 걸맞은 뛰어난 능력도 없지만 우주의 비밀을 풀려는 천재들의 노력 못지않게 인생이라는 미스테리를 부여잡고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사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새삼 궁금해진다. 인생을 설명해줄 수 있는 방정식은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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