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호주 특수교육의 화두

황윤숙 교수

(호주 GRIFFITH 대학)

이번 달에는 지난 9월 17일부터 사흘 간에 걸쳐 열린 호주 특수교육 학회의 풍경을 소개하고자 한다. 호주 특수교육 학회 (Australian Association of Special Education National Conference)는 교사와 교수, 연구인을 포함한 특수교육 종사자들과 학부모들이 모여 장애인 교육과 정책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는 장의 역할을 한다. 해마다 주최하는 주(State)를 옮겨 열리는 본 학회는 올 해 뉴사우스 웨일즈의 수도인 시드니에서 열렸다. 원격교육을 통해 가능할 수 있으나 결국 대도시에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전문 연수 기회를 좀 더 골고루 나누고자 도서벽지 지역 학교에 근무하는 수십명의 교사들이 이번 학회에 초대되었다. “증거기반 실천”, “장애인 정신건강 증진”, 그리고 “장애인들의 목소리 듣기”가 눈길을 끈다.

본 학회의 주제는 증거기반 실천 (Evidence-Based practice)이었다. 증거기반 실천 이론은 본래 의학에서 시작되었다. 의사가 윤리적이고 엄격하게 통제된 일련의 실험연구를 거쳐 효과가 입증된 방법을 선택해 환자치료에 임하는 것처럼, 증거가 기반이 된 중재방법을 장애인 교육에 도입해야 함을 주장하는 입장이다. 증거의 조건으로 얼마나 엄격한 연구 실험 방법을 통해 해당 중재/교육 효과가 입증되었는지 등이 고려되어야 하지만,  Schalock과 그의 연구 팀에 따르면 이는 특수교육에서 증거기반 실천을 보는 세 가지 관점 중 하나를 충족시킬 뿐이다. 두 번째 관점은 중재/교육을 받는 사람들의 경험을 중요한 증거로 본다. 아무리 중재/교육 연구 결과가 훌륭하다고 할지라도 수혜자가 느끼지 못한다면 그 효과는 제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세 번째 관점은 중재/교육이 얼마나 특수교육 정책의 기본 원칙과 맞닿아 있는 가이다. 통합, 참여, 자기 결정 등의 기본 원칙을 준수 할 때 중재 및 교육의 효과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개인과 장애관련 기관 그리고 더 나아가 사회 전체에 유익함을 가져 올 수 있다고 보았다.

비록 학회의 주제는 증거기반 실천이었지만, 기조 연설의 많은 부분은 장애인들의 정신 건강 증진에 초점이 맞춰졌다. 더 정확히는 정신 건강 증진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대두되는 사회 문제이나, 장애인 정신 건강 증진은 비장애인에 비해 그 중요성과 시급성이 부각되지 못하고 있는 점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할 수 있겠다. 정신 건강 증진이라고 했을 때 문제행동이나 공격행동, 그리고 왕따 역시 이 범주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는 학교와 가정에서 교사와 부모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 장애인들의 정신건강 증진 도모를 위한 해답을 찾기 위해 선행될 것은 그들이 어떤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는 데 크게 이견을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린 어디쯤에 와 있는가?’ 는 또 하나의 풀어야 될 화두다.

학회의 마지막 날, 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직접 무대로 초대해 그들의 다양한 경험을 듣는 순서가 이어졌다.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자신을 교육하길 거부한 선생님의 이야기부터 일반인의 재능을 알리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에 나가 춤을 추게 된 이야기까지, 또 자신을 초등학교 기간 동안 지원했던 선생님과 고등학교 기간 동안 지원해 온 선생님과 함께 회고하는 학교생활 안팎의 이야기까지 학생들이 풀어놓는 이야기 보따리는 그 어떤 기조 연설보다 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학회는 끝났고 그 자리에 함께 했던 사람들은 다시금 그들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이들의 노력이 있는 한 특수교육은 앞을 향해 계속 나아갈 것이다.

2014년 호주 학회 로고
출처: http://www.gemsevents.com.au/aase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