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 신현기 교수(단국대 특수교육과)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1월 20일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하여 2015년 7월 2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법에서는 인성교육을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인성교육의 핵심 가치와 덕목으로 예(禮), 효(孝),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이나 사람됨과 관련되는 것을 말한다고 하였다. 이를 실천 또는 실행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공감·소통하는 의사소통능력이나 갈등해결능력 등이 통합된 능력을 핵심역량이라 하였다.
장애아동을 위한 제반 교육의 목적 또한 이 인성교육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인성교육진흥법의 제정과 시행에 따른 구체적인 인성교육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절실하다고 할 수 있다. 이 법에서는 인성교육의 기본방향으로 ① 인성교육은 가정 및 학교와 사회에서 모두 장려되어야 하고, ② 인성교육은 인간의 전인적 발달을 고려하면서 장기적 차원에서 계획되고 실시되어야 하고, ③ 인성교육은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의 참여와 연대 하에 다양한 사회적 기반을 활용하여 전국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결국 인성교육에 대한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그 중요성을 인식하여 처한 그곳이 인성교육의 장이 되어야 한다.
장애아동을 위한 인성교육 프로그램은 가정이나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이들에게 보여짐으로써 몸으로 배우도록 하는 체화(體化)과정이 필수적이다. 학습지를 통하여 인성에 관한 지식을 터득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식은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묵묵히 부모의 길을 가시는 모습을 보며 자식은 가랑비에 베옷 젖듯이 인성이 가슴 속에 젖어드는 것이다.
한 어머니가 초등학생 나이또래의 사내아이를 대동하고 간디선생을 찾아왔다. 그 어머니는 간디선생을 찾아온 연유를 이야기하였다. 자기 자식이 사탕을 너무 심하게 편식하여 이가 전부 상하였을 뿐만 아니라 건강도 많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하며 부모로서 취할 수 있는 교육은 다 해보았지만 별반 소용이 없었다는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평상시에 그 아이가 자주 하던 말 중에 자기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 간디선생님이라고 하여 찾아 왔으니 자기 아이에게 간디선생께서 사탕을 그만 먹으라고 한 마디 들려주었으면 한다는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간디선생께서는 그 말을 하려다 말고 아이의 어머니에게 다음 주에 다시 오라고 하시고는 밖으로 나가 버리셨다. 할 수 없이 아이의 어머니는 일주일 후에 다시 그 아이를 데리고 간디선생님을 찾아뵙게 되었다. 그제야 간디선생께서는 아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시며 인자한 어투로 “얘야! 몸에도 좋지 않으니 사탕을 그만 먹도록 하거라”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아이는 자기가 존경하는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을 하시자 그렇게 하겠노라고 약속을 하고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간디선생님에게 질문을 하였다. “선생님! 그렇게 쉬운 말씀을 왜 지난 주에 하시지 않고 이번 주에 다시 오라고 하여 들려주셨어요?”
간디선생님은 다시금 그 아이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시며 웃음 띤 얼굴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도 지난주까지는 사탕을 즐겨 먹었다. 내가 사탕을 먹으면서 너에게 사탕을 먹지 말라고 할 수가 없어서 네가 돌아간 그 날부터 나도 사탕을 끊었다.”옆에서 아들과 간디선생님의 대화를 듣고 있던 그 어머니는 역시 내 아이가 존경하기에 충분하신 선생님이시구나 하는 감동을 받게 되었다.
인성교육은 가르치되 들려주는 것이기에 앞서 보여주는 것이다. 배려와 양보와 나눔을 보여주는 것이다. 참음과 견딤과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랫사람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고마움과 미안함의 도리를 보여주는 것이다. 어른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는 것이다. 매울 신(辛)과 행복 행(幸) 두 글자를 비교해 보면 작대기 하나(一)의 차이가 있다. 이 작대기는 다리(bridge)라고 할 수 있다. 보여주는 인성교육은 불행한 세대를 행복한 세대로 만들어 주는 다리의 역할을 하는 교육이다. 요즈음 한국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OECD 국가에서 최하위권에 들고 있다. 그것은 행복의 방정식(행복 = 태도 X 환경)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의 기성세대가 물리적 환경의 개선에만 골몰한 나머지 태도교육에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한 결과이다. 환경이 아무리 좋아도 태도가 전무(全無=0)하면 행복방정식에서는 행복이 “0”이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