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 대로 거두고, 베푼 대로 얻는 특수교육의 원리

신현기 (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

　어느 아버지가 4남매를 잘 키워 모두 대학을 졸업시키고 시집 장가를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자신이 중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되자 자식과 며느리, 그리고 딸과 사위를 모두 불러 모았습니다. 아버지는 그동안 4남매를 키우고, 공부시키고, 결혼시키느라 약 7억 정도 빚을 졌다고 그들에게 말했습니다. 그 빚을 지금까지 갚아 왔으니 이제는 늙고 건강이 안 좋을 뿐만 아니라 능력도 없어져 죽기 전에 그 빚을 갚을 자신이 없으니 자녀들이 협력하여 각자 얼마씩이라도 갚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종이를 한 장씩을 주면서 얼마씩 갚을 수 있겠는지 그 액수를 적으라고 하였습니다. 아버지에게 아직 재산이 얼마쯤 있을 줄 알았던 자식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보며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형제 중 그리 잘 살지 못하는 둘째 아들이 종이에 5천만 원을 먼저 적었습니다. 마지못해 큰 아들이 2천만 원을, 셋째 아들이 1천5백만 원을, 그리고 딸이 1천만 원을 적었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아버지는 다시 자녀들을 호출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며느리와 사위는 아예 오지도 않고 달랑 4남매만 왔습니다. 이미 아버지는 자신이 죽고 나면 남은 재산으로 인하여 형제간에 반목할까봐 염려되어 이미 전 재산을 정리하고 공증까지 마쳤던 것입니다. 자식들은 아버지가 치료비 명목으로 또 돈을 달라는 것 아닌가 마음 속으로 근심하고 있을 때, 아버지는 지난번 종이에 적어준 액수의 5배씩을 자녀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자녀들에게 남겨 줄 재산 상속은 끝이라고 엄숙하게 선언하였습니다. 그래서 장남은 1억 원을, 둘째 2억5천만 원을, 셋째는 7천5백 원을, 그리고 딸은 5천만 원을 상속받게 되었습니다.

　심은 대로 거두며 베푼 대로 얻는 것이 특수교육의 원리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원리가 교육현장에서 깨지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너무나 빠르게 교육현장의 황폐화가 오고 있습니다. 그것은 서로가 남 탓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숙된 사람은 남 탓하기보다는 자기 탓을 주로 합니다. 왜냐하면 남을 조정하기보다는 자기를 조종하는 것이 쉽고 또한 자신을 성숙시키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특수교육을 ‘콩나물 키우기’로 비유합니다. 열심히 콩나물시루에 물을 붓지만 그 물은 아래로 다 빠져나가고 맙니다. 헛수고로 비쳐집니다. 하지만 다시 그 시루를 바라보면 어제보다 콩나물이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특수교육 가족 여러분! 심은 대로 거두고, 베푼 대로 얻는 특수교육의 원리를 회복합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굳어진 나의 마음 덩어리를 토닥이고 감싸주고 믿어주는 감동을 회복하여야 합니다. 순수한 시골의 할머니들처럼…

　시인 이원규님의 「겁나게와 잉 사이」를 읽어보세요.

　마음이 따뜻해지고 많이 심고, 더 많이 베풀고픈 마음이 들테니까요.

전라도 구례 땅에는

비나 눈이 와도 꼭 겁나게와 잉 사이로 온다

가령 섬진강 변의 마고실이나

용두리의 뒷집 할머니는

날씨가 조금만 추워도 겁나게 추와불고마잉!

어쩌다 리어카를 살짝만 밀어줘도, 겁나게 욕봤소잉!

강아지가 짖어도, 고놈의 새끼 겁나게 싸납소잉!

조깐 씨알이 백힐 이야길 허씨요

지난봄 잠시 다툰 일을 얘기하면서도

성님, 그라고봉께, 겁나게 세월이 흘렀구마잉!

궂은 일 좋은 일도 겁나게와 잉 사이

여름 모기 잡는 잠자리떼가 낮게 날아도

겁나게와 잉 사이로 날고

텔레비전 인간극장을 보다가도 금세

새끼들이 짜안해서 우짜까이잉! 눈물 훔치는

너무나 인간적인 과장의 어법

내 인생의 마지막 문장

허공에라도 비문을 쓴다면 꼭 이렇게 쓰고 싶다

그라제, 겁나게 좋았지라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