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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전진호] 발달장애인을 위한 방송 '참새TV'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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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기간 (사업내용 개발 후 작업 예정)
등록일 2020-07-16 오전 9:39:58

발달장애인을 위한 방송 ‘참새TV’에 거는 기대

 

 

전진호

(월페어 뉴스/ 복지TV)

 

 

아버지가 갑작스레 편찮아 보름간 병원서 간병인 생활을 했다.

입원 첫날, 각종 검사로 부산했던 시간이 흐르고 잠시 여유가 생겨 텔레비전을 켰는데, 아버지와 같은 질병을 갖고 있는 환자를 위한 치료법과 가족들의 마음자세 등을 소개해주는 프로그램이 나오는 것 아닌가!

명색이 복지를 전문으로 하는 매체에서 책임자로 일을 했는데, 모르는 게 이렇게나 많았구나... 자책하던 마음도 잠시, 남에게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 없이 손쉽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이 방송에 빠져 들었다.

 

이렇듯 병원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체서도 자사 홍보를 위해 방송 채널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경로에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다.(생각해보라. 편의점 앞에서도 홍보영상을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정보제공자와 받는 이의 경계가 명확했고, 따라서 정보제공자는 대단한 기득권을 행사했다. 허나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는 게 과언이 아닌 지금 시대는 팟캐스트나 블로그 등을 활용한 1인 미디어가 곽광을 받는 등  정보 다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문제는 정보는 쏟아지는 데 어디에서 정보를 얻어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에 있다. 정보를 갖고 있는 이와 없는 이와의 갭도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한때 기득권(?)을 행사했던 언론 종사자도 어려움을 느끼는데 일반인들은 오죽할까. 설령 정보를 찾는다 하더라도 이게 올바른 정보인지, 나에게 맞는 정보인지를 판단하는 일도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일례로 활동지원서비스와 장애수당 등을 묶어 장애등급 재판정이 한창 진행되던 시절, 누구에게 어떤 정보를 얻었는가에 따라 접근방식이 달랐다는 비밀스런 일화는 정보의 취득뿐만 아니라 접근방식, 취사선택의 어려움을 그대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발달장애 영역은 어떨까.

2세가 태어난다는 기쁨도 잠시, 주위사람들 모두가 자신을 보며 수군거리는 것 같고, 죄지은 것도 없는데 죄인된 것 같고, 당황하고 불안한 마음만 가득한데 이 상황에 대해 누구에게 조언 받거나 상담할 길이 없어서 막막했던 기억들, 우리 아이는 병에 걸린 게 아닌데 주변에선 자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고... 많은 부모님들이 겪어온 길이다.

 

자연스럽게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부모들의 목소리에 의지하게 되는데, 누구 말을 듣느냐에 따라 매번 갈림길에 서게 된다. 어떤 부모들은 발달장애에 대한 공부나 부모활동을 시작하며 적극적인 돌파를 모색하지만, 이보다 더 많은 가족은 경제적 부담과 스트레스 등을 이기지 못하고 흔들리거나 해체되는 비극을 맞이한다.

 

이런 부모들에게 가족들이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어디에서 육아와 관련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방송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만, 예나 지금이나 공공의 영역서 정보를 취득하는 건 한계가 있어 보인다.

 

KBS ‘사랑의 가족’을 비롯해 EBS ‘희망풍경’ 등 장애인 전문 방송과 KBS 라디오 ‘내일은 푸른 하늘’ 등이 있으나 장애 전 영역을 다루다보니 원하는 정보를 취득하는데 부족함이 많다. 그나마 국립특수교육원에 자료들이 많은 편이나 오래됐을 뿐만 아니라 요즘 친구들에게 어필하는 데는 부족함이 많아 보인다. 몇몇 장애인복지관에서도 교육용 비디오를 제작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단발성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소량을 제작했기에 구하기도 어렵다.

필자가 몸담은 복지TV에서도 ‘발달장애인 버전 뽀뽀뽀’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기획을 진행한 적이 있었으나, 방대한 제작비와 전문지식 부족 등의 이유 때문에 중도에 포기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70만 명에 이르는 발달장애인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 하나가 없을까, 이를 만드는 게 그렇게 어려울까”라며 탄식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건 없다.

 

이런 현실서 서초구립 한우리정보문화센터에서 추진 중인 ‘참새TV(http://charmtv.kr)'의 탄생은 무척 반갑다.

 

참새TV

사실 한우리정보문화센터는 이미 같은 이름으로 이미 인터넷 방송을 시도했으나 중단한 적이 있다. 당시 참새TV는 지역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장애인당사자들과 함께 BJ라는 개념을 도입해 진행했으나 빈곤한 아이템, 사후 모니터링 등 필터링 부재, 장애인복지와 관련한 전문지식 부족, 신변잡기 나눔 식의 진행방식에 대한 식상함 등으로 대중들의 외면을 받았다.

 

앞서의 실패가 약이 됐는지, 이번에는 ‘발달장애인 가족’에 포커스를 맞춰 돌아왔다.

 

매월 3편씩의 양육정보를 송출할 예정인 참새TV는 실시간 인터넷 방송 ‘유스트림’에 둥지를 틀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가능토록 했다. 이를 통해 접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CD제작 보급사업도 내년부터 추진한다.

 

프로그램은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각종정보를 비롯해 발달장애인 지원법, 성년후견인제도 등 발달장애인과 관련한 장애인 복지 정책 소개, 부모의 심리적 지지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 안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어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콘텐츠의 수준이 어느 정도일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시간이 흘러 제 궤도에 들어선다면 새로운 사업모델로의 가능성도 충분해 보이며, 장애인복지관 등에 구축된 IPTV의 CUG(Closed User Group)망을 활용한다면 그 확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방송을 제작하다보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는다. 특히 새로 생긴 매체에 대한 다양한 요구는 클 것이고, 이에 대한 여러 가지 어려움도 겪게 될 것이다.  방송이란 게 모두의 뜻을 만족시키며 제작할 수는 없겠으나, 최대한 부모와 당사자가 중심돼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함께 참여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방송으로 자리 잡는다면 큰 사랑을 받으리라 확신한다.

또 하나, 지금보다 더 많은 고민과 역량이 성숙해야겠지만, 발달장애인 부모가 아닌 발달장애인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방송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참새TV가 발달장애인 부모와 당사자들의 든든한 벗으로 인정받는 방송국으로 성장하기를 응원하면서, 이 새로운 시도가 다른 기관에도 좋은 자극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새TV 로고송 보기=http://youtu.be/fxx9kwp4t6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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