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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장애인 이야기-남경욱]불공평한 인생! 그 다음은? "나의 왼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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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20-08-05 오후 8:15:34

불공평한 인생! 그 다음은? [나의 왼발]

 

 

남 경 욱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 연구교수

 

 

 

영화 나의왼발 포스터

 

 

1989년 개봉한 영화 ‘나의 왼발’은 1954년 출간된 동명의 자서전 저자인 크리스티 브라운(Christy Brown: 1932~1981)의 삶을 그린 영화이다. 아일랜드의 가난한 노동자 가정에서 중증의 뇌성마비를 가지고 태어난 그는 왼발을 제외하곤 자신의 의지대로 신체를 움직일 수 없었고, 말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그의 타고난 총명함과 열정, 그리고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과 전문가의 노력이 더해져 후에 예술가로서 그리고 소설가이자 시인으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 영화는 그의 불운했던 출생과 가난으로 힘겨웠던 어린 시절, 그리고 나중에 실제 그의 아내가 된 메리 카(Marry Carr)를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회고형식으로 전달하고 있다.

 

이처럼 장애를 지닌 실존인물의 삶을 그려낸 영화는 상당수 있다. 이런 영화들은 픽션영화에 비해 훨씬 진한 감동을 전달해주고 감정이입 또한 쉽게 이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를 감상하면서 주인공의 어려운 처지에 자기 자신을 진지하게 대입해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어떻게 그들의 처지와 삶을 해석하고 우리의 생각과 삶에 보탬이 되도록 할 수 있을까? 아마도 이 물음의 해답은 인생이라는 축 위에서 그들의 시선과 근육이 지향하는 방향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사실,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지닌 사람들의 경우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불공평하고 억울한 처지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이 영화의 주인공을 포함해서 비슷한 처지의 장애인들 중에는 우리에게 막대한 긍정의 영향을 끼치는 이들이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오체 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 사지 무형성으로 태어나지만 치어리더이자 가수가 된 사노 아미, 그리고 호주의 닉 부이치치 등은 희망의 전도사가 되어 신체의 축복을 받고 사는 우리들에게 한 가지 공통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남들과 비교할 때 한없이 불공평한 자신의 처지에 머물러 있지 말고 미래를 바라보며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노력하라는 것이다. 그럴 때 그 결과에 상관없이 가치 있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는 세계 최고의 부자인 빌 게이츠(Bill Gates)가 미국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했다는 인생충고 몇 가지가 널리 포스팅되어 있다(사실 빌 게이츠는 그런 연설을 한 적이 없다. 미국의 교육개혁가 찰스 사이크스(Charles J. Sykes)의 저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50가지 규칙들’의 내용이 미스테리하게 빌 게이츠의 어록인 것처럼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이 또한 저자 입장에선 억울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 규칙들의 첫 번째는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그것에 익숙해져라(Life is not fair. Get used to it).’이다. 미국의 십대들은 무엇이 ‘공평하지 않다’고 하루 평균 8.6회 호소한다는 조사결과가 있을 만큼 일상에서 자주 느끼는 감정의 하나이다. 인간사회에서 공평하지 못한 것은 언제나 분쟁의 불씨가 될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데, 그 불공평함이 원래 그런 거라는 이 주장을 처음 접했을 때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니라 해도 적잖은 충격을 받게 된다. 하지만 곧 머릿속에는 ‘그것이 사실이라면 불공평하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어떻게 해서라도 그 불공평함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가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밀려온다.

 

이 영화의 주인공을 포함해서 위에 열거한 실존 인물들, 그리고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우리 주변의 사람들은 이 규칙을 인지하고 있느냐 여부를 떠나 그 상황에 대한 대처에 정통한 사람들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티는 몸이 자유롭지 못한 불공평함 속에서 왼발이라는 기회를 발견했고 그것을 통해 미래를 개척해냈다. 팔방미인이 될 수 있는 조건들을 빠짐없이 갖고 태어난 많은 사람들 중에 불평 혹은 안주 속에서 자신의 잠재된 재능들을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계발하지 못하고 시간을 허비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 크리스티 브라운의 실제 모습

<그림을 그리고 있는 크리스티 브라운의 실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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