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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고정욱] 주입식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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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기간 (사업내용 개발 후 작업 예정)
등록일 2020-07-16 오전 10:26:55

주입식도 필요하다

 

 


고정욱 작가

 


‘태정태세문단세……’ 이게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조선왕조 왕의 이름을 순서대로 외우는 것이다. 학교 다닐 때 이것을 읊조려 보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우리가 학교 다니던 시절에는 배우는 지식 대부분이 암기해야 할 것들이었다. 외국어의 경우는 암기하는 것이 당연하다. 남의 나라 말을 깨우치려면 외우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중학교 고등학교 때 배웠던 영어 문장들을 지금까지 뜯어먹으며 외국 사람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뒤에 창의성이 부족하다고 어느 날, 어느 순간부터 주입식 교육은 악마의 교육으로 변해버렸다. 배우게 하거나 가르쳐 주는 것을 일방적으로 흡수하는 것은 아주 나쁜 것이라고 여기는 풍조가 퍼져 나갔다. 심지어 과거에는 열린 교실이라며 복도와 교실 사이를 터버린 곳도 있었다. 담벼락으로 막아 놓고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좋지 않기 때문에 열린 마음으로 교실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이 뭔지 모르는 자들이 하는 행태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다 원상복구 되고 말았다.

 

창의성을 강조하는 학교, 혁신한다는 학교들을 나는 많이 보게 된다. 전국에 있는 학교에 강연을 다니기 때문이다. 창의성으로 따지면 대한민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이 나다. 책을 250권 발간했을 뿐 아니라 끊임없이 지금도 새로운 이야기꺼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다고 주입식 교육에 반대하는 사람인가? 그렇지 않다. 인간이 익혀야 할 기본지식은 외우는 수밖에 없다. 우리의 모국어인 우리말도 결국은 낳고 자라면서 주위에서 주입되어 내 안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이 세상의 지식은 아직도 대다수는 암기가 유용하다. 최소한의 지식을 암기해야 우리가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게다가 모든 사람이 왜 피곤하게 창의적이어야 하는가? 지식은 상당수를 암기하여 삶에 적용시키라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암기를 통해 삶에서 지식을 실천하다 보면 어느 순간 창의성이 나오는 법이다. 지식의 한계를 느낄 때 비로소 나오는 것이 창의성이지, 기초부터 창의성을 넣어 줄 수 있는 방법이란 없다.

 

내가 작품을 쓰고 끊임없이 창작력을 불사를 수 있었던 것도 수없이 많은 선인들의 지식과 이야기를 책을 통해 받아들이고 배우면서 머리 속에 집어넣으려 했던 노력 때문이다.

 

장애인의 반대말은 비장애인,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의 수는 약 250만, 장애인의 종류는 15개, 장애인을 돕는 법: 먼저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고 거절하면 그냥 간다…… 이런 지식은 따질 것 없이 암기해서 몸에 배야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암기 학교를 하나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창의적인 교육을 한다고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미국에서도 어린이들은 50개의 주마다 주도가 어디인지를 노래처럼 만들어 암기하고 있었다.

 

새크라멘토 캘리포니아, 피닉스 아리조나……

 

 

 작가 고정욱  

 
*성균관대학교 국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박사 학위를 받았다.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 1급 지체 장애인으로 휠체어를 타지 않으면 움직일 수 없다. 하지만 장애인과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선험’이 당선되었고, 장편소설 ‘원균 그리고 원균’이 있다. 장애인을 소재로 한 동화를 많이 발표했다. 대표작으로《아주 특별한 우리 형》, 《안내견 탄실이》,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의 일기》가 있다. 특히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MBC 느낌표의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에 선정도서가 되기도 했다. 현재 활발한 강연과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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