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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장애인 이야기-남경욱]장애아동의 離巢를 그린 영화 "The Other Si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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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기간 (사업내용 개발 후 작업 예정)
등록일 2020-08-05 오후 8:20:51

애아동의 離巢를 그린 영화 [The Other Sister]  

 

 

 

남 경 욱 박사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 강사)

 

 

 

 

장애아동의 이소를 그린 영화 the other sister 포스터

 

 

 


  이소(離巢)란 알에서 부화한 어린 새가 깃털이 어느 정도 자라고 근육이 강해지면 독립을 위해 살던 둥지를 떠나는 것을 말한다. TV를 통해서 황조롱이나 물오리 새끼들의 이소과정을 본 적이 있는데 동물들에겐 생사가 걸린 결정적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이 무렵 어미는 새끼들에게 비행과 사냥 연습을 시키는데 어떤 녀석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물론 어미는 모든 새끼들이 이소에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다하지만 결코 그 일을 대신해주지는 못한다. 자연의 섭리인 것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영화 ‘The Other Sister(사랑하고 싶은 그녀)’는 한 정신지체 여성의 ‘이소’를 그리고 있다. 세 자매의 막내인 칼라가 장애인이란 사실을 감당할 수 없었던 부모는 그녀를 기숙식 특수학교로 보냈다.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딸이 돌아오자 엄마는 그간 해주지 못했던 모든 물질적 풍요를 주려고 애쓴다. 그러나 칼라는 직업학교에 입학해 스스로의 힘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아파트를 얻어 독립하길 원한다. 심지어 학교에서 만난 남자친구 다니엘과 결혼하겠다고 선포까지 한다. 엄마가 보기에 칼라가 혼자서 살 수 없을 뿐 아니라 남자에게 이용만 당할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모든 동물들은 앞서 새들의 이소과정처럼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산다. 인간이 보기에 아무리 가혹한 결과가 예상되어도 그 법칙을 순순히 따르는 것은 아마도 거스를만한 힘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오직 인간만이 그 섭리에 거스를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힘은 양날의 칼과 같아서 인류문명의 원동력으로도 작용했지만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결과도 함께 가져왔다. 인류가 너무 뛰어나지 않았다면 겪게 되지 않았을지도 모를 오늘날의 인구문제와 자연생태계 파괴 등을 바라보면서 자연의 섭리에 역행하면 슬픈 현실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이소를 준비하는 어린 새들 가운데 발육이 좋은 개체와 그렇지 못한 개체가 있는 것처럼 칼라와 같은 장애인이 다른 비장애인에 비해 생존 경쟁력이 떨어지고 위험에 취약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안쓰러워 자식을 대신해서라도 무엇인가 행복의 기반을 마련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겠지만 신중해야 할 일이다. 간혹 부모의 사랑이 지나쳐 지원을 넘어 대행의 수준까지 이른 경우를 보게 되는데 그것은 한 인간에게 부여된 삶의 의미를 빼앗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기그릇이 깨질까 두려워 아무 것도 담지 않고 장식장 한 구석에 모셔놓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릇이 용도를 박탈당하면 더 이상 그릇이 아니다.

  이소에 실패한 새라 할지라도 그 도전의 날개 짓이 새라는 존재가 이 세상에서 할 수 있었던 최선의 노력이자 충만한 삶이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세상을 조금 살아 본 사람이라면 살면서 다가오는 도전을 회피했을 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다른 어려움을 직면한 경험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장애인, 비장애인을 떠나 자녀가 어른이 되는 인생의 중요한 시기에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이 무엇인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또 감수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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