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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전진호] 장애등급제, 이젠 폐지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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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기간 (사업내용 개발 후 작업 예정)
등록일 2020-07-16 오전 9:42:09

장애등급제, 이젠 폐지돼야 합니다

 
 

전진호

(월페어 뉴스/ 복지TV)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마무리 하는 요즘, 한

인터넷 매체에 실린 연재글이 가슴을 뜨겁게

합니다.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에 ‘[간병일기]

여보, 일어나’라는 코너에 실린 글인데, 희귀난

치성 질환인 ‘다발성경화증’으로 목 아래가 마

비돼 투병 중인 아내에 대한 남편의 글입니다.

2011년 장애판정 당시만 하더라도 지체 1급이

었는데, 얼마 전 재판정 결과 5급(상지5급,

하지5급, 복합장애 4급)판정을 받았답니다.

‘할렐루야!’ 등급 결과만으로는 그야말로 ‘기적’

이 일어났습니다.

혼자서는 눕지도 일어나지도 못하고, 소변도 남의 손을 빌어야만 볼 수 있다는 분이 경증장애로 호전(?)됐다

고 하니 이야말로 ‘기적’아니겠습니까만, 현실은 암흑입니다.

 

이의신청을 해봤으나 ‘역시나’였고, 이로 인해 얼마 안 되는 장애수당도 중지, 활동지원서비스도 당연히 박탈

됐겠죠. 그는 이야기 합니다. 몇 달 전 간질장애 4급에서 등급 외 판정을 받은 한 남성이 의정부시의 한 동주민

센터서 흉기로 자해해 사망하는 사건을 언급하며 ‘공감이 아니라 공범이 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이죠.

 

최근 몇 년간 장애계 주요 쟁점을 꼽으라고 하면 ‘장애등급제’를 들 수 있습니다. 인터넷 신문 에이블뉴스에서

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큰 이슈로 ‘장애등급제’를 꼽았고, 저 역시 이 지면을 통해

장애등급제의 부당함에 대해 언급한 바 있습니다.

 

장애등급제라는 게 장애가 있는 이의 몸을 의료적인 관점으로 등급을 나누고, 이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속된 말로 사람이 ‘개’, ‘돼지’도 아니고, 등급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반인권적임은 분명합니다.

전 세계에서 장애가 있는 이를 등급으로 나누는 국가는 일본과 한국뿐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사실상 사문화

됐기 때문에 장애등급을 활용하는 국가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급제를 고수하는 이유는

서비스 차등지급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앞서 언급한 사례처럼 중증의 장애가 있기 때문에 활동보조서비스 등

각종 혜택들이 필요한 것이고, 노동을 할 수 없는 형편이기 때문에 장애인연금 등 수당을 보조받는 것인데, 이

모든 것들이 장애등급을 기준으로 책정하다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풀어 설명하자면, 장애로 인해

받아야 할 각각의 서비스가 정해지는 게 아니라 정부의 예산과 연동해 서비스 지급대상이 결정되는 모양새가

돼 버렸습니다.

 

믿기지 않는다고요? 활동지원제도는 전동휠체어와 더불어 중증의 장애가 있는 이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사회

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서비스로 손꼽힙니다. 이 활동지원서비스를 제도화

하기 위해 수년전 중증장애가 있는 이들은 한강대교를 온몸으로 기어가고, 몇 날 며칠간 노숙농성을 벌이고,

삭발을 한 결과 지금의 활동지원제도가 생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예산상 등의 이유로 장애 1급에게

만 지원했는데, 뒤이어 진행된 장애등급 재심사 과정서 1급서 2급으로 추락하는 사례가 속출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정부서 책정한 활동지원 예산만큼 대상자들이 탈락된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지금은 이때

보다 예산이 늘었고, 범위도 확대됐으나, 앞서 언급했던 글 속의 주인공처럼 ‘기적’이 일어날까 두려워 많은 이

들이 신청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활동지원제도만 그럴까요? 신빙성 떨어지는 IQ검사로 등급이

매겨지고, 이에 따라 바우처 등 차별을 받고 있는 발달장애 영역도 사정은 매한가지입니다.

 

 

대통령 공약한 장애등급 폐지, 가능할까

장애계의 오랜 염원이었으나 ‘들은 척도 안하던’ 장애등급 폐지 주장이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

의 ‘장애등급 폐지’ 공약부터입니다. 대통령의 공약사항이다보니 ‘어떤 식으로든 해결되지 않겠나’라는 긍정적

인 생각을 갖고 계신 분도 많지만, 장애인연금을 비롯한 각종 복지공약이 후퇴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당초의 약

속과 달리 지난 5월 장애등급 폐지의 1단계로 현행 체계를 중·경증으로 축소한 후 임기 말인 2017년에 폐지하겠

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서 앞으로의 향방은 그야말로 ‘오리무중’입니다.

 

지난 2012년 8월 21일부터 지금까지 ‘장애등급제 폐지’와 ‘기초법상 부양의무자 제도 폐지’를 요구하며 수많은

장애계 활동가들이 광화문 광장 지하보도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진행 중입니다. 이들 뒤에는 농성장까지 갈

돈이 없고, 이동수단이 없고, 활동지원인이 없어서 거리에조차 나오지 못하는 애끓는 마음들이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들의 ‘독한 농성’을 보면서 ‘너무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합니다. 대화로 해결하고,정책을

수반할 때까지 조금만 참으면 되는 것 아니겠냐라고 쉽게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존의 문제에 내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생존을 위해 남편은 돈 벌러 가야 하는데, 이제는 활동지원인

도 부를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연재글 속의 주인공은 어떻게 생을 유지할까요? 내년에도 등급 외 판정이라는

‘기적’이 일어나 더 이상 생을 살아가기 어렵겠다고 마음먹는 이들은 얼마나 많을까요.

국민을 위한 국가라면 응당 국민의 아픔을 어루만져줘야 하고, 개선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장애가 있는 국민들이 외칩니다. “장애등급제로 인한 눈물은 더 이상 쏟고 싶지 않다”고.

 

세밑입니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미래를 계획해야 할 지금, 생존을 위협받으며 ‘안녕하지 못한 이’들이 주변에 너무

많습니다.

섬뜩한 ‘기적’으로 인해 지금도 피눈물 흘리고 있을 그들의 가정에 평안이 깃드는 2014년 한해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여러분의 가정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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