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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칼럼-황윤숙] 장애인 관련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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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0-07-16 오전 9:46:54 |
장애인 관련법
글쓴이 : 황윤숙교수(호주 그리피스대학 특수교육과)
호주의 특수교육 변천사는 여느 나라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세기 중반 시작된 시각 및 청각장애아 교육을 필두로, 20세기 초반에 이르러 다른 장애영역으로 확대되었다. 20세기 초반에는 자선단체가 그리고 20세기 중후반부터는 공립 특수학교가 주체가 되어 이끌어갔던 특수교육은, 일반학교 내에 특수학급 (special education unit)을 설치하면서 통합교육의 방향으로 변천해갔다. 현재는 일반학급 내에서 수정된 교과과정을 이수하거나 여분의 교육 서비스를 받는 완전통합형,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에서 소수정예에게 제공되는 교육 서비스를 받는 절충형, 그리고 특수학교에서 전일제 교육을 받는 특수교육형이 공존한다. 2013년 호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특수교육 요구 아동 중 65.9%가 일반학교 일반학급에, 24.3%가 일반학교 특수학급에, 그리고 9.9%가 특수학급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호주 장애인교육의 법적 근거는 지난 1992년 제정된 연방정부 차원의 장애인 차별법인 The Federal Disability Discrimination Act (DDA)와 DDA를 계승해 2005년 만들어진 Disability Standards for Education (DSE)에서 찾을 수 있다.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들이 직업, 교육, 주거, 접근권 등의 영역에서 차별받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는 DDA는 이들이 차별을 경험했을 경우 호주인권 위원회 (Australian Human Rights Commission)에 적법한 절차를 거쳐 신고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들 영역 중 특히 교육권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DSE는 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동등하게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권리를 입학 (enrolment), 참여(participation), 교육과정 개발, 인증 및 전달 (curriculum development, accreditation and delivery), 학생 지원 서비스 (student support services)와 왕따와 놀림 등을 포함하는 괴롭힘 (harassment) 및 희생화 (victimisation)의 영역에서 보장한다.
DDA(1992)와 DSE(2005)는 장애학생들의 통합교육을 위한 법적 근거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이에 대한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교육 제공자 (education provider)는 장애학생들의 통합 교육에 필요한 “합리적 수정” (reasonable adjustments)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이상의 의무가 “합당하지 않은 어려움”(unjustifiable hardship)을 초래할 경우 수정을 거부할 권리가 있음을 예외조항으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합리적인 수정”과 “합당하지 않은 어려움”, 두 가지 모두 주관적 판단 요소를 담고 있기 때문에 장애학생들의 통합교육은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차별방지법(예. 인종차별법, 성차별법, 연령차별법 등)별로 호주인권 위원회에 접수된 사건을 분석한 결과, 장애인 차별법과 관련 건수가 해마다 가장 높게 기록된 것도 이와 전혀 무관해 보이지는 않는다. 통합교육을 포함한 장애인 교육에 대한 담론을 이 짧은 글에 담아낼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그러기에 오늘은 미국 교육학자 James Kauffman이2008년 터키 마마리스에서 개최된 국제 특수교육 학회에서 한 기조 연설 내용 중 일부를 기억이 허락하는 한 번역해서 전하고자 한다.
“제 피부색깔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사람들은 백인이니까 희다고 말하지만, 제 얼굴을 자세히 보면 사실 핑크색에 가깝다는 걸 아실 게 될 겁니다. 내친 김에 제 얘기 좀 할께요. 나이가 들었지만 더 늙기 전에 악기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음악학원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사려깊은 음악 선생님이 나이들어 더디게 배우는 저를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가르치시는 것을 두고 같은 반에 있던 한 젊은 친구가 불평을 터트린적이 있었어요. 같은 수강료를 내고 배우는데 제게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건 불공평하다는 게 이유였죠. 저는 그 순간 창피함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어요. 음악 선생님과 상의 끝에 반을 옮기기로 했습니다. 소수반에서 지도받던 첫 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맘 편하게 배우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어요. 비슷한 사람들과 있을 때의 편안함이란 게 그리 소중할 수 없더군요. 여러분, 통합교육과 분리교육이라는 이분법에 사로잡히지 않길 바랍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미국의 성공하지 못한 통합교육을 그대로 답습하는 일은 더더욱 없길 바랍니다. 제발 여러분 실정에 맞는 통합교육을 찾아서 실행하세요”
자료설명: 장애차별위원장이 2014년 2월 장애인들이 법 앞에서 불평등을 겪어야 했던 사례들을 모아 펴낸 보고서 자료출처: Australian Human Rights Commission (https://www.humanrights.gov.au/publications/equal-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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