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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윤선아] 반편견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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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기간 (사업내용 개발 후 작업 예정)
등록일 2020-07-16 오전 9:55:11

반편견 교육

 

 

윤선아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특수교사)

 

 

 최근 우리 사회는 저 출산 혹은 한 자녀 출산으로 인해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데 비해 자녀의 균형 있는 발달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만큼 상승되지는 않았다. 아이들은 태어나서 앉기 시작하면서부터 영어 등 학업 중심의 사교육 시장에 내몰리고, 아이들의 놀이와 또래관계는 뒷전이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걱정하는 유아교육 현장에서는 인성교육을 더욱 더 강조하기 시작하였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의 통합된 공통 교육과정을 제시한 누리과정에서 역시 이러한 인성 교육을 위한 교육내용은 강조되고 있다. 누리교육과정은 질서, 배려, 협력 등 바른 인성교육, 자율성와 창의성, 사람과 자연존중 등이 포함된 신체운동, 건강, 의사소통, 사회관계, 예술경험, 자연탐구 등 5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3-5세 연령을 위한 교육과정이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인성교육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가 건강한 사회구성원들의 집합체가 되기 위해 개개인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올바른 사고와 이해, 믿음을 가지는 내면적인 성장을 도와주는 인성교육은 사회적 차원에서 볼 때 개인의 내적 성장뿐 아니라 전인적 민주시민으로 성장시켜서 사회적 힘의 뿌리가 되게 한다. 따라서 이러한 교육은 유치원, 학교 현장만이 아닌 가정, 지역 사회 안에서 함께 이루어져야하는 것은 분명하다.

 

 만약 이러한 인성교육의 뿌리가 없다면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나와 다른 사람들을 찾아내서 비판하고 수군거리고 배척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숨어서 눈물 흘리는 장애인이나 장애인가족의 이야기들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우아하게 사회봉사를 하거나 기부를 하더라도 우리 동네에 장애학생들을 위한 특수학교나 그룹홈이 들어서는 것은 결사코 반대하는 이중적인 성인들은 결코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심성을 가졌다고 볼 수 없다. 이쯤 되면 우리는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청소년들이 혹시나 이러한 성인의 잘못된 가치관을 받아들이고 태도와 행동을 모방하게 될 까봐 걱정이 되면서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바로잡아야 할 필요를 느낀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가. 미래 사회를 이끌어 갈 우리 아이들은 적어도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이해하는 건강한 사고를 하는 사회구성원들이 되어야 할 텐데...

 

 그런 의미에서 장애 아동 및 청소년의 통합이 강조되는 교육현장에서 인성교육은 더욱 중요하다. 교육현장에서 장애 아동 및 청소년이 같은 반의 다른 또래와 마찬가지로 학급구성원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학급 내의 어떤 학생이건 다양한 사회 구성원에 대한 수용적 자세와 태도가 필요하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친구들의 다양한 특성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반편견 교육은 나와 다른 친구의 다름 그 자체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나 부정적 선입견을 버리고 공평하고 차별 없이 행동할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얼마 전 방문한 유아교육 현장에서는 동화시간에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자연스럽게 반편견교육의 현장을 보여주었다. 그 동화책은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담은 그림책으로 이 세상에는 피부색이 같은 가족도 있지만 피부색이 다른 가족도 있고, 엄마나 아빠가 한 분만 있는 가족도 있는 등 다양한 가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동화는 이렇게 마무리 되었다. 각기 다른 모습을 가졌다고 해도 공통점은 가족은 똑같이 서로 사랑하고 좋은 일은 함께 기뻐하고, 어려운 일은 힘을 합치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을 때는 슬퍼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동화 이야기가 다양한 가족을 인정하면서 공통점을 부각시키자, 이야기 중에 엄마나 아빠가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의 이야기가 나오거나 한 부모 가정이 나왔을 때 아이들 중에는 웅성 웅성 하면서 “어? 우리 집도 그런 데...”라는 말이 나오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서로를 보며 “그렇구나. 너희 아빠는 어디 있어?”라고 표현하는 유아들의 모습이 보였다.

 

 4월이면 장애인의 날에 즈음해서 장애이해교육을 위한 일회적 행사들이 매년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행사의 성격이 강한 지금까지의 일회적 프로그램 방식으로는 다른 사람의 다양한 특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인성교육은 그 효과에 있어서도 지속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위의 사례처럼 인성교육, 반편견 교육은 꼭 장애이해 교육이 아니라 하더라도 어떤 시간에든 어떤 활동에서든 학생들의 사고 깊숙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때로는 그림책, 교재를 활용해서, 때로는 영상물보기, 영상물 제작하기, 신문, 미디어 분석하기 등의 활동을 통해서, 연령이 어린 친구들은 역할놀이, 극놀이 등을 교육 활동에 잘 포함시켜서 다양한 또래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교육으로 존재해야 한다. 아니 무엇보다 강조되어야 할 것은 사실 학급을 운영하는 교사가, 가정에서 양육의 책임을 지니고 있는 부모가, 지역사회의 우리가 자라나는 아이들이, 학생들이 다양한 또래를 받아들이고 있는 지를 점검하고 수시로 상호작용하고 편견 없이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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